카테고리 없음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 12-14일째_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에서...

치곡능화 2020. 5. 4. 14:51

또다시 3박 4일의 기차 여행이다.

 

이제 5분의 2 여정이 끝났을 뿐이다.

이번 기차는 이전 기차보다 신형이고 자리도 좋고해서 매우 쾌적하게 여행을 하였다.

또 좋은 자리인 만큼 젊고 스마트 한 젊은이들이 아랫 침대에 있었다.

한국인 여성 여행객도 두칸 옆에 일층 침대를 쓰고 있었다.

근데 혼자서 여행을 한다고 한다.

회사원이고 30대 초반이고 회사에 휴가에 연월차 써서 9일간 휴가를 냈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톡서부터 모스크바까지 7일간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을 한 다음,

모스크바에서 일박, 그 후 모스크바 아웃, 서울 인으로 일정을 잡았다고 한다.

헐. 기차에서 일주일 꼬박?

아마 허리가 아플 것이라고 또 심심할테니 내가 노트북과 반지의 제왕 전 시리즈 외장 하드에 담아온것

필요하면 빌려주겠다고 했다.

기차가 정차할 때마다 챙겼고, 먼저 여행했던 경험자로서 샤워실 이용하는 방법, 식당칸 이용하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언제인가 한번은 점심에 식당 칸으로 밥을 먹으러 갈 때, 그녀가 깨어있나 싶어서 지나쳤는데

마침 깨어있어서 식당칸으로 밥먹으로 가자고 하니까 그녀는 생각이 없다고 했다.

너무 권유하는 것도 모양새가 않좋아서 혼자가서 밥을 먹으면서 그녀가 무척 나를 경계한다고 생각했다.

난 독신이라고 표현한적도 없고, 무엇보다도 그녀에게 어떠한 관심, 내색도 한 적이 없는데

그녀는 일단 나를 경계하는 것 같았다.

또 하늘에 맹세코 그녀는 내 스타일도 아니었고 언감생심 꿈도 꾼적이 없었다.

그저 동포 일 뿐이고 여행하는데 있어서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만 있었다.

 

난 무척 자존심이 강해서 남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혼자 잘 살아가기도 힘든데 굳이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행동하는 것을 경멸하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처음보다 오히려 데면데면해졌다.

다른 한국 사람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은 내 도움이 필요했고 내 호의를 이해하며

콩 한쪽이 아니라 열차 내의 고기빵 한 쪽도 나눠 먹을 수 있으며

기차가 정차했을 때는 자고 있는 것도 서로 깨워서 산책했으며 아이스크림등도 사서

나눠먹었는데 그녀는 매우 데면데면하고 까칠하게 나를 대했다.

혹시 무슨 오해나 내가 실수한게 있냐고 물어보아도 그런건 없다고 한다.

나 말고 다른 한국 사람하고는 웃으며 잘 지내는데 나만 보면 얼어붙는다.

왜 그런지 많은 날이 지난 후에도 의문이 남는다.

 

혹시나 여행에서의 로맨스를 꿈꾸는 분이 있다면 난 말리고 싶다.

차라리 집에서 20키로 내에 조금 떨어진 번화가, 나이트 클럽을 가라.

합법적이고 매우 쉽게 로맨스가 생길 수 있다.

남자도 여자도 한국적 현실에서 덜 위험하고 합법적으로 하룻 밤을 즐길 수 있는

몇 안되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일단 여행에서 공주와 왕자가 존재하기 힘들다.

그런 존재들은 시종과 경호원들에게 둘려쌓여 일반에게 노출되기 힘들고

여행이라는 특유의 긴장감이 로맨스에 몰입하기 힘들다. 

 

또 외국 여성, 또는 남성과의 로맨스?

그거 얼마나 허황되겠는가?

밭매는 김태희가 왜 미쳤다고 쭈꾸미 같은 남자에게 빠져드는가?

가끔 쭈꾸미가 더 잘생긴 경우도 있지만....

이탈리아 잘생긴 남자가 한국 여성에서 눈 웃음을 짓는건 그들이 고객에게 응대하는

애티튜드일 뿐이다.

그들에게 한국 여성은 중국, 인도차이나, 일본까지 포함하여

세계 인류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시안계의 절반인 여성.

그 아름다움을 변별할 능력이 그들에게는 없다.

그들 눈에는 다 똑같은 아시아계 원숭이 일 뿐이다.

 

실제로 나는 남아메리카를 제외하고 많은 곳을 일 때문이던, 여행이던

다녀 본 적이 있다.

거기서 현지 여성과 로맨스를 꿈꾸려면 현지 남성의 엄청난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우리도 화냥년, 양공주라고 틈만 나면 비하하고

타국 남성과 전투적인 유전자를 기본적으로 공유하고 있지않은가?

타국의 남성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남자들은 다 똑같다.

자신의 유전자를 살포할 대상을 찾고 있는 한마리 동물 뿐이다.

거기에 기생충 처럼 빼먹을 부분이 있다면 염치불구하고 달려들 뿐이다.

그 전 단계의 모든 로맨틱한 애티튜드는 설정이자 작업 방법이다.

외국 여성에게 눈 웃음 보내는 남자의 정신세계에는 정복욕과

자기 과시 외에는 없다.

정상 적인 사람은 남자이던 여자이던,

자신의 주위에 함께 생각하고 함께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 신뢰를 바탕으로 살아간다.

그게 없다면 이 세상은 모험일 뿐일 것이다.

 

글이 많이 돌아갔는데

여행에서의 로맨스는 참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로또 맞는게 쉬울 수도 있다.

한마디로 그를 위해 여행을 계획하는 우를 범하지 마라.

그리고 아무도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그 위험에 빠지기도 힘들며 지레짐작으로 경계하지 말라.

남자도 여자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는 지키자.

사람은 상대방의 감정을 읽을 줄 아는 동물이다.

그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그가 보이는 반응에 따라 대응하는 지적 생명체이다.

그 예상이 다소 단정적일 수는 있어도 오히려 도끼병, 공주병 처럼

상대방이 자신에게 빠져들었다는 단정보다는 덜 위험할 수도 있다.

이 넓은 세상과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누구를 좋아하기도 힘들고, 그 대상으로 부터 사랑을 얻기도 힘든 세상이다.

또 그 감정 또한 시간에 영향을 받는 믿을 수 없는 존재이다.

인생은 결국 혼자이고 고독한 시간과의 싸움이다.

여행이란 어찌보면 시간과 공간을 압축해서 투쟁하는 삶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노보시비르스크와 예카테린부르크등은 큰 도시이다.

적어도 한국의 부산이나 인천 만큼 큰 도시들이다.

공업과 교육등에 아주 유명한 도시들이며

대도시의 스카이라인도 있다.

불과 삼십분 정도 역에 머물 뿐이지만 한 열차에 수백명이 내리고 탄다.

예카테린부르크는 러시아 최 전성기 때의 예카테리나 대제 때 조성된 도시라고 한다.

그녀의 왕궁이 있었고 우랄 산맥넘어 최대 도시로 교육도시라고 한다.

많은 젊은 러시아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내 침대 밑에 1층에 사람이 바뀌었다.

젊은 여대생인것 같다.

덩치는 커도 애기는 애기다.

후레쉬맨이냐고 물으니 키득댄다.

졸업반으로 취업하러 모스크바로 가는 중이란다. ㅎ

한국에서나 러시아에서나 눈치 없는데 1등이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한국의 국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다.

코리아, 사우스코리아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삼성, LG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K팝, 블랙핑크, 빅뱅... 나도 모르는 보이그룹, 걸그룹의 노래를 외우고 따라하고 있다.

한국어로...

나는 지난 10여년간 삼성 노트 시리즈를 2년마다 구매, 사용하여

핸드폰이 그렇게 다양한지 몰랐는데

노트와 같은 것은 부자들이나 사서 쓰는 것이고 대개 간단한 액정과 단추들이 있는

삼성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열에 예닐곱은 삼성것을 쓰고, SUNGSAM이라는 이미테이션 브랜드도 있다. ㅎ

이후의 모스크바나 상크페테부르크에서는 현대, 기아차도 참 많이 돌아다닌다.

붉은 광장에서 제네시스 런칭 쇼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정도로 한국 제품, 문화가 러시아에는 깊숙히 침투해 있다.

아마도 미국과 경쟁 관계이기 때문에 싫어하고 중국은 너무 강해서 조심하며

일본과는 전쟁도 했던 관계이고 국경 분쟁도 있어서 꺼리며

한국은 여타한 이해관계가 없고 북한이라는 완충 지대가 있어서인지 젊은이들은 매우 좋아한다.

한국이라는 브랜드는 예전에 우리가 일제, 미제를 선호했던 것처럼

지금은 중국보다 좋은 제품, 고급 제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여대생들에게 불법이기는 하지만

내가 유료 결제해 다운 받아온 MP3 음악 화일들을 노트북을 이용해서 건네줬다.

 

어린 여자 아이들인데 처음에는 힙합, 팝등을 받더니

김광석, 안치완등의 포크 계열도 매우 좋아했다.

그 시대의 비장함, 진실함등을 캐취한 것 같다.

그들은 MP3로 음원을 다운받지 않고 주로 유투브를 틀고, 보는것 위주의

음악을 선호하는데...

나 처럼 E-북이나 인터넷 기사등을 보고 음악은 따로 음원으로 듣는 것을 신기해 한다.

특히 발라드, 유명 한류 드라마에에 삽입된 OST도 잘 알아

스스로 그 음원을 주문하기도 하여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그 음악을 다운받아

넘겨준적도 있다.

비록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모스크바까지 28시간여 같이 있었지만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정도 들었다.

그녀들에게 얻은 팁, 예르지니이라는 모스크바 패스(우리의 티머니 같은 무제한 일일권)도 끊어서

유용하게 썻다.

 

예르지니이

모스크바에서 일일권, 삼일권, 일주일권등이 있는데...

메트로(지하철) 1회 승차권이 약 50루블 정도

이 예르지니이는 150루블이 좀 안되는 것 같고

삼일짜리는 사백루블 정도 되는것 같다.

이 하루권을 끊으면 그 순간부터 24시간 동안(2틀동안 사용가능)내에 무제한 패스이다.

메트로, 버스, 램 모두 가능하다. (열차는 안된다.)

 

이제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종착역

(실제로 상크페테부르크도 기차로 특급 열차로 10시간이상 가야 시베이라 횡단 열차의 연장이라

볼수 있지만 시작점과 종착역은 어디까지나 모스크바가 종착역이다)에 다가 간다.

참고로 모스크바에는 세개의 기차역이 있는데...

모두 100미터 내외의 근처에 있다.

공항가는 쪽, 시베이라 횡단 열차 쪽, 우크라니아 쪽 방면

세개의 기차역은 이름만 다를 뿐, 모두 근처에 몰려있다.

 

식당 칸의 정식

시베리아 횡단 열차, 이르크츠크에서 모스크바까지의  3박4일 일정을 마치기 전에

열차내에서 허락된 최고의 사치, 식당칸에 대해 말하겠다.

위의 사진이 800루블 정도 되는 정식이다.

토마토 스프에 소시지, 빵,

300루블 정도 되는 맥주도 추가했다.

2인분이었으니 약 2천루블, 4만원은 좀 안되고 3만6천원정도 되겠다.

매우 비싸다. 스테이크도 아닌데 꽤 비용이 든다.

그래도 하루에 한번 점심과 저녁 즈음에 브레이크 시간을 피해 자리를 잡는다면

꽤 훌륭하고 여유로운 식사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아니면

 

이렇게 위의 사진같이 테이블에 각자 메뉴를 놓고 간편식, 주로 라면등을 먹을 뿐이다.

 

 

 

이제 모스크바 역에 다가온다.

하차 한시간에서 삼십분전 즈음 차장이 위에 보이는 빌려준 컵, 모포등을 회수하며

열차표를 돌려준다.

기차가 역에 정차하면 내리면 된다.

 

 

 

앞뒤로 마주보고 있는 레닌그라드 역과 야로슬라프 역

(다른분의 블로그에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