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8일 째 _ 이르크추크와 리스트비안카(1)
새로운 도시의 밤,
그리고 그곳은 당시의 서울보다 훨씬 높은 북반구라서 약간의 안개비에도 서늘하다.
서울은 38도 이상, 폭염이었지만 여기는 영상 14도 얇은 패딩을 입고도 추위를 느낀다.
밀집모자와 패딩으로 몸을 보호했지만 안개비에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었나보다.
깨어나보니 11시가 다되었다.
난감했다.
예정과 틀려진 것이다.
원래 예정은 이르크추크의 첫날은 가벼운 시내 여행등으로 마무리 한 다음 우선적으로 바이칼 호수, 이르혼 섬을
가려했다. 이르혼 섬에서 최소 2박 3일 정도 있다 나온 다음,
다시금 이르크 추크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 티케팅을 하면서 1박2일이나 2박3일을 지내며
시내 관광, 꿈꾸던 발콘스키 공작 저택, 혹여 남 바이칼의 리스트비안카등을 여행하려 했었다.
그러나 아침 9시부터 11시 사이에 이르혼 섬으로 떠나는 버스를 놓친 것이다.
그래서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르크추크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바이칼 호수와 시베리아를 가기 위한,
거점 도시이기 때문에 가장 최우선이 바이칼 호수, 이르혼 섬 투어일 것이다.
대다수 여행자들의 일정이
도착 후, 이르크추크에서 일박 후에 오전 7-9시 사이에 각 호스텔을 도는 셔틀버스
또는 중앙시장의 버스 정류장에서 열시에 출발하는
이르혼 섬, 후지르 마을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최소 4-5시간 걸려 이르혼섬에 늦은 오후, 초저녁에 도착하여
2박3일 정도 바이칼 호수와 이르혼 섬을 느끼는 코스인데...
(솔직히 전 장에서 언급했던 톨스토이와 발콘스키 공작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한국 독립운동사에 있는 자유시 참변, 이르크추크 학파의 갈등... 머 이런 이야기를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오히려 시베리아의 파리, 비브르 동상, 카잔 성당등이 더 유명 할 것이다.)
열한시 넘어서 호스텔에서 짐을 들고 나와 중앙시장에 도착하여 이르혼 섬으로 가는 버스를 타자니
너무 시간적으로 벅찬것 같았다.
그래서 친절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에게 하루를 더 묶는다고 숙박비를 지불하고,
또 다음날 아예 게스트 하우스로 나를 데리러 와달라고 이르혼 섬 가는 버스 티켓비용도 지불하였다.
또 오늘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가벼운 차림으로 버스 한번타고 중앙시장으로 나가 리스트비안카 행 버스에 올랐다.
원래 바이칼호수, 이르혼 섬을 다녀와서 모스크바로 떠나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기 전에 시간이 남으면 가려했던
리스트비안카인데... 어찌하다보니 이르혼 섬, 바이칼 호수보다 먼저 가게 되었다.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즈음을 달리니 엄청난 호수, 세계에서 제일 큰 호수인 바이칼 호수의 입구인
리스트비안카에 도착하였다.
일단 이곳의 물은 매우 맑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바다와 같은 세계에서 제일 큰 호수를 발견 하게 된다.
사실 가이드 북으로 리스트비안카 어시장에 도착하기 전에 바이칼 박물관하고 체르스키 전망대, 딸지 민속촌을
권유 받았으나 사진이나 먼저 방문하신 분들의 리뷰를 보아도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일단 그들이 말하는 전망대나 민속촌의 수준이 매우 저급해보인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당해봐서 그런지 그들의 관광상품이라는 것이 매우 조잡, 조악하다.
바이칼 호수와 어시장 자체로도 매우 큰 관광상품인데 거기에 구색을 마추어 끼어넣은 것들은 조악하기 그지없다.
혹여, 리스트비안카에서 유람선과 환바이칼 관광열차를 세트로 구매하시려는 분들에게 한말씀 드리자면
그것 또한 매우 조악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른 분들의 리뷰로 민속촌, 전망대등을 패스하고 나서 어찌 리스트비안카 호수 해안만 돌아보고 다시
이르크츠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그나마 페리와 같은 쾌속선(유람선)을 탈수도 있고 사진에서 보이는 환바이칼 관광열차 코스가 매우 그럴싸해보여
약 2만여원의 거금을 들여 두개의 코스를 체험하는 티켓을 구매하고 한시간 여 기다려 그를 체험하였으나
실망 그 자체였다.
리스트비안카는 종점, 어시장의 전경이 처음이자 끝이다.
이 이상의 메리트는 없었다.
일단 호수를 엄청난 속도로 가로지르는 페리안에서는 내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들고 또, 멀미도 심하다.
환바이칼 관광열차 구간이라고 내리라해서 내렸더만 과거 수인선 협궤열차의 폭과 같은
아주 작은 구형의 철로만 걷고는 다시 내려가서 복귀할 뿐이었다.
한마디로 돈이 아깝다 ㅎ
오물이란 바이칼 호수에 살고 있는 청어과의 생선이다.
고등어와 꽁치의 중간 즈음? 꼭 전갱이 같다.
맛도 딱그정도 이고, 여기에 꼬치인 샤슬릭, 볶은 밥과 더불어 먹으면 그럭저럭 먹을 만 한 음식이다.
여기서 한가지 유용한 팁.
여기 시장에서 최고의 상품은 오물도, 볶은 밥, 기념품도 아니다.
여기서는 잣이 매우 싸다.
꿀도 매우 싸다.
꿀은 블라디보스톡에서 엄청 싸게 사고, 그를 횡단 열차에서 매우 유용하게 먹었고, 또 남겨 한국까지 가지고 왔지만
이곳의 잣은 1키로에 오천원 정도?
우리나라 가평 잣보다 크고 향도 짙은 맛좋은 잣이 매우 저렴하다.
엄청난 바이칼 호수의 초입(남 바이칼 전경)과 앙가라 강의 하구언
그리고 풍물시장, 잣...
이 세가지만 가슴에 남기고 이르크츠크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