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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렇지만 여행은 떠날 때가 제일 설레고, 여행중에는 즐겁고,

돌아오는 길은 피곤하다.

또다시 일상으로 복귀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대개 힐링을 꿈꾸며 떠나지만 돌아오는 순간부터 여독이라는 것에

몸과 마음이 지친다.

다행이 이번 러시아 여행에 있어서 바이칼 호수와 상크의 에르미따쥬 미술관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내 여독을 많은 부분 상쇄해 주었다.

상크에서 모스크바로 돌아가는 야간 열차에서 잠도 잊을 만큼 에르미따쥬의

감동은 엄청났다.

미술 전공자가 아닌 내가 이럴진대, 미술 전공자인 나의 세째누나가 이를 봤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래서 세째 누나 주려고 이만원 가까운 돈을 주고 에르미따쥬 사진집을 사가지고 가며

막내 누나 주려고 피의 구세주 성당에서 은으로 된 성모상도 기념품으로 사가는 중이다.)

 

내 남은 인생에서 다시 한번 상크에 들릴수 있을까?

아니 에르미따쥬에서 다시금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살아가면서 그나마 자유인이니까 내 영업장을 선배에게 맡기고(댓가를 지불했다)

23일간의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을 할 수 있었는데...

이런 호사를 내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었는지 대견하다.

이번 여행에서의 백미를 꼽으라면 에르미따쥬일 것이며

두번째가 바이칼 호수, 이르혼 섬의 후지르 마을일것이다.

두군데 다 아쉬움이 남는다. 한 이틀, 아니 하루씩만 더 있었어도 더 많은 걸

보고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모스크바에서 나머지 대여섯시간도 특별히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생각도 안든다.

아르바트 거리에 나가 성바실리 성당 가려했지만 역시나 중국인들의 긴 줄에

엄두도 못냈다.

굼 백화점 아이쇼핑 좀 하고 국립 도서관의 레닌과 맑스, 스탈린등의 동상도 좀 보고

바로 지하철을 환승해서 공항 철도를 갈아탔다.

모스크바 공항 철도는 우리나라의 영종도가는 공항 철도 만큼 깔끔하다.

 

 

공항철도에 내려서 세레메키예보 공항에 들어가서 대한 항공 카운터에 가서 티켓을 교환하고

시간에 마춰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피곤이 몰려와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여승무원이 두번 깨우더라

한번은 비빔밥 먹으라고, 한번은 컵라면 먹으라고 깨웠다.

 

 

약 3주간의 외국여행, 그리고 그 중간 중간에 한식을 먹었으면서도

대한항공에서 주는 비빔밥과 라면을 먹으니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다.

러시아 한식당에서 먹던 달고 느끼한 맛이 아니었다.

매콤한 제대로 된 고추장의 맛이었다.

 

둘 다 맛있게 먹고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며 집으로 가는 공항 버스를 타고 무사히 집으로 복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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