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여행기는 시간(날짜)순으로 작성되었다. 출발부터 복귀까지 23일 걸린 여정인데...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시간 순으로 글을 작성하다보니 에르미따쥬 미술관의 감동이나 상트페테부르크의 성당 여정의 경우는 사진의 양이나 느낌도 방대하여 별도의 챕터로 글을 적는 것이 좋은 것 같아서 이렇게 별도의 챕터로 글을 적는 것이다. 에르미따쥬 미술관은 이번 러시아 여행에서 내게 가장 큰 감동을 주었다. 미술 전공자가 아님에도 내 인생 전반에 걸친 인문 사회학, 역사학 지식과 성경, 하다못해 그리스 로마 신화까지도 다 도움이 되었다. 러시아의 전성기 때, 에카테리나 여제의 명령으로 표르트르 대제의 겨울 궁전은 리모델링하여 거대한 갤러리로 만들고 엄청난 자금으로 당시 유럽 15-18세기의 걸작들을 끌어모았는데 이게 지..

항상 그렇지만 여행은 떠날 때가 제일 설레고, 여행중에는 즐겁고, 돌아오는 길은 피곤하다. 또다시 일상으로 복귀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대개 힐링을 꿈꾸며 떠나지만 돌아오는 순간부터 여독이라는 것에 몸과 마음이 지친다. 다행이 이번 러시아 여행에 있어서 바이칼 호수와 상크의 에르미따쥬 미술관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내 여독을 많은 부분 상쇄해 주었다. 상크에서 모스크바로 돌아가는 야간 열차에서 잠도 잊을 만큼 에르미따쥬의 감동은 엄청났다. 미술 전공자가 아닌 내가 이럴진대, 미술 전공자인 나의 세째누나가 이를 봤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래서 세째 누나 주려고 이만원 가까운 돈을 주고 에르미따쥬 사진집을 사가지고 가며 막내 누나 주려고 피의 구세주 성당에서 은으로 된 성모상도 기념품으로 사가는 중이..

상크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늘 저녁이면 상크를 떠나 내일 오후 4시 모스크바 세레예보 공항으로 가서 인천으로 가는 대한한공 직항을 타야한다. 모든 일정을 그 항공편에 마췄기 때문이다. 여행 시작 이주일 전부터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고르고 골랐던 항공편이다. 모스크바 - 인천 58만원짜리 편도 아무리 경유를 해도 8-90만원 정도 항공료 (왕복의 경우는 110만원 정도)가 나오는데 누군가가 취소한듯, 잘 잡은 것 같다. 그렇다면 호스텔도 퇴실해야 하고, 모스크바 역에가서 큰 배낭을 맡겨두고 밤 12시 30분 모스크바로 출발할 때까지 최대한 상크에서 즐겨야 한다. 내가 상크에서 제일 즐거웠던 일은 역시 에르미따쥬 중국인에게 치이지 않으려면 서둘러야한다. 관리인은 10시나 되야 출근하기 때문에 8시 반에..